오늘의 주제 시 나선미 시인의 <우리 기쁜 날로 해요>입니다.

 

 


우리 기쁜 날로 해요

                                                     나선미
 
만약 장대비에 전깃불 나가버리는 것처럼
예고 없이 내가 죽었다면
촛불을 켜, 축복을 빌어줘요.
언젠가 하늘에 맡기며 나의 행운을 빌어주었듯이
그 어느 때보다 대신 기뻐 마지않던, 그런 모습으로요
 
내가 비로소 사라지고, 남았을 때
해보지 못한 포옹에 울지 마요
살아서 말 많던 계집아이 드디어 말이 없구나.
병에 담긴 나를 말없이 맘 있이 안아주세요.
그럼 나는 걸쳐둔 마음 다리를 거두고
후련히 걸어갈 수 있을 거예요.
그 얼마나 바라던 달 근처로요.
 
마지막 부탁이 있다면
가루로 남은 나를
허공에 날리어 주세요.
 
초승달 나른하게 뜬 날
지나는 구름이 되어
그대 밤하늘을 날을 게요.

 

 

 

 

 

 

 

 

살면서 정말 기쁜 날이 얼마나 있었나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시처럼 내가 떠났을 때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필사를 할 무렵 즈음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일을 하고 있지 않았는데도 하루 24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계획을 세우고 뭔가 하지는 않았지만, 주어진 시간을 정말 성실하게 썼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달라진 것은 많지 않았습니다.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슬프기도, 마음이 텅 빈 것처럼 쓸쓸하기도... 그리고 다시 기쁘기도 여러 감정들을 짧은 순간에 겪으며 단단해지지 못하고 부서져 버린 듯합니다.

 

마지막 부탁처럼 그냥 허공을 떠돌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전 시 필사 포스팅>

2020/11/18 - [개발 외의 이야기/시 필사] - [1일 1시] Day 403 < 마음이 아름다우니 세상이 아름다워라 by 이채>

 

[1일1시] Day 403 < 마음이 아름다우니 세상이 아름다워라 by 이채>

오늘의 주제 시 이채 시인의 <마음이 아름다우니 세상이 아름다워라>입니다. 무지개 색을 잘 넣어보고 싶었지만 실패했다는... 마음이 아름다우니 세상이 아름다워라 ​           

newstory-of-dev.tistory.com

 

 

<다음 시 필사 포스팅>

2020/11/19 - [개발 외의 이야기/시 필사] - [1일 1시] Day 405 < 아버지의 나이 by 정호승>

 

[1일1시] Day 405 < 아버지의 나이 by 정호승>

오늘의 주제 시 정호승 시인의 <아버지의 나이>입니다. 아버지의 나이                                                             정호..

newstory-of-dev.tistory.com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