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 시 정호승 시인의 <아버지의 나이>입니다.

 

 

 

 

 


아버지의 나이

                                                            정호승

나는 이제 나무에 기댈 줄 알게 되었다
​나무에 기대어 흐느껴 울 줄 알게 되었다
​나무의 그림자 속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가
​나무의 그림자가 될 줄 알게 되었다
​아버지가 왜 나무 그늘을 찾아
지게를 내려놓고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셨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이제 강물을 따라 흐를 줄도 알게 되었다
​강물을 따라 흘러가다가
절벽을 휘감아 돌 때가
​가장 찬란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해 질 무렵
아버지가 왜 강가에 지게를 내려놓고
종아리를 씻고 돌아와
​내 이름을 한 번씩 불러보셨는지도 알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오늘 꿈에, 정확히는 어제 꿈에 아버지의 조언(?)/충고(?)를 들었습니다.

지금 상황에 정말 너무 적절하고 뜨끔하고, 평소 그런 말씀을 전혀 하시는 편도 아니시기에, 평생에 한 번 들었던 그 말을 다시 들을만한 상황이 되어서인지.... 그런 이야기를 듣고, 이 시를 다시 포스팅을 하니 기분이 이상합니다.

 

한국에서는 특히 아버지라는 존재와 아들은 친해지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물론 가족마다 그리고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저는 그렇게 아버지와 가깝게 지내지는 못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제가 초등학교 들어갈 때의 아버지 나이 때와 가까워지고 보니, 제가 태어났을 때의 아버지 나이를 생각해보니 이젠 제가 그때의 아버지보단 더 나이가 많습니다. 그것도 적지 않게요. 그렇지만 아직도 아버지의 마음을 정확하게 알 수도 없고 부모가  보지도 못했기 때문에 가늠을 하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다 보니 그냥 깨닫게 되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누군가 우스갯소리로 아버지께서 치킨을 사 오시는 날은 유독 그 날 하루가 집 밖에서 힘든 하루였다는 얘길 들어봤습니다. 한편으로는 공감이 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냥 지금은 저에게도 그런 날이 올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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