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 시
[1일1시] Day 260 <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by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기형도
잘 있거라, 짧았던 반들아
창 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
참 시가 쓸쓸합니다. 며칠 전까지의 저의 기분을 대변하는 시라고 해도 정말 손색이 없네요.
사랑이 빈 집에 갇히지 않기를...
사랑을 잃고 무언가를 쓰는 것 보다 사랑으로 무언가를 쓰기를 바랍니다.
저도 여러분도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기를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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