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 시
[1일 1시] Day 290 < 흔들린다 by 함민복>
흔들린다
함민복
집에 그늘이 너무 크게 들어 아주 베어버린다고
참죽나무 균형 살피며 가지 먼저 베어 내려오는
익선이 형이 아슬아슬하다
나무는 가지를 벨 때마다 흔들림이 심해지고
흔들림에 흔들림 가지가 무성해져
나무는 부들부들 몸통을 떤다
나무는 최선을 다해 중심을 잡고 있었구나
가지 하나 이파리 하나하나까지
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렸었구나
흔들려 덜 흔들렸었구나
흔들림의 중심에 나무는 서 있었구나
그늘을 다스리는 일도 숨을 쉬는 일도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직장을 옮기는 일도
다
흔들리지 않으려고 흔들리고
흔들려 흔들리지 않으려고
가지 뻗고 이파리 틔우는 일이었구나
흔들리지 않으려고 흔들리고
흔들려 른들리지 않으려고
가지 뻗고 이파리 틔우는 일이었구나...
어쩌다 어디선지 보게 된, 무기력하게 누워있으면서 본 성공한 창업자들 유튜브...
그리고 그걸 보면서 느낀 여러 가지 생각 중에서 들었던 "괜찮기 위해서 괜찮지 않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뭔가 처음 든 생각은 영어 문장이라 뭔가 영문으로 쓰는게 더 와 닿는 것 같습니다.
" I'm not okay to be okay. "
저는 늘 괜찮지 않은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감정적이 아니라 나름 고민도 하고 과감하게 흔들렸습니다. 더 괜찮아지기 위해서, 더 나아지기 위해서... 물론 그게 맞는 일이다라거나 잘했다는 것보다는 그냥 그랬다는 것을 누군가에게는 설득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조금은 듭니다.
저 말이 이 시랑 비슷하다는 느낌이 조금은 들었습니다. 흔들리는 것을 불안한 것으로 불안정한 것으로, 부정적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흔들리는 것을 균형을 잡는 것, 노력하는 것, 흔들리지 않으려고 흔들린다라는 말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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