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 시 정호승 시인의 <가을 폭포>입니다.
가을 폭포
정호승
술을 마셨으면 이제 잔을 놓고 가을폭포로 가라
가을폭포는 낙엽이 질 때마다 점점 더 깊은
산 속으로 걸어들어가 외로운 산새의 주검 곁에
누워 한 점 첫눈이 되기를 기다리나니
술이 취했으면 이제 잔을 놓고 일어나 가을폭포로
가라 우리의 가슴속으로 흐르던 맑은 물소리는
어느덧 끊어지고 삿대질을 하며 서로의 인생을
욕하는 소리만 어지럽게 흘러가 마음이 가난한
물고기 한 마리 폭포의 물줄기를 박차고
튀어나와 푸른 하늘 위에 퍼덕이나니
술이 취했으면 이제 잔을 놓고 가을폭포로 가서
몸을 던져라 곧은 폭포의 물줄기도 가늘게
굽었다 휘어진다
휘어져 굽은 폭포가 더 아름다운 밤 초승달도
가을폭포에 걸리었다
가을 폭포로 가라는 시...
가을 폭포는 커녕, 폭포를 본 게 언제인지도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가을 폭포의 모습이 어떨지, 그리고 그 모습을 술에 취해서 보면 어떨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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