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 시는

 

[1일1시] Day 240 < 그냥 좋은 것 원태연> 

 

 




그냥 좋은 것
 
                                          원태연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어디가 좋고
무엇이 마음에 들면,
언제나 같을 수는 없는 사람
어느 순간 식상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특별히 끌리는 부분도
없을 수는 없겠지만
그 때문에 그가 좋은 것이 아니라
그가 좋아 그 부분이 좋은 것입니다

그냥 좋은 것이
그저 좋은 것입니다.

 

 

 

 

 

<그냥 좋은 것> 정말 너무 좋은 시였습니다.

 

평소에도 종종 하는 말이고, 정말 무언가를 좋아한다면 그 이유는 딱히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는 말도 늘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2연의 마지막 줄은 그 정말 근거없던 좋아하는데에는 이유가 없다는 저의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주장에 정말 비 논리적이지만 더 마땅한 근거를 찾기 어려운 이유가 나왔습니다.

 

그 앞 행까지 보면,

 

그 때문에 그가 좋은 것이 아니라

그가 좋아하는 그 부분이 좋은 것입니다.

 

정말 너무나도 공감이 되는 시입니다. 요즘 읽고있는 <작은아씨들>이라는 책을 떠올리게 되었는데 그 책에서도 어머니가 4명의 딸에게 사랑, 인생, 결혼등에 대해서 조언을 해 주는 부분들이 종종 나오는데 그 부분도 생각이 났습니다.

 

무언가를 좋아하는데에는 그냥 좋은 것이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그냥은 아무 이유가 없는 것일 수 있지만, 어느 작가님의 말을 빌리면, 그냥이라는 말을 하는 화자에게는 너무나도 당연 한 것이라서 설명을 할 필요도, 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한 동안 열심히 책을 쓰는 준비를 해 보려고 강의도 듣고 책도 읽고 글도 써 보면서 무언가를 보는 사람(견자)이 되는 것이 글쓰기의 시작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물론 책을 읽어서 하게 된 생각이고, 무언가를 관찰하면서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글로 옮기면 작가일 것이고, 그림으로 옮기면 화가일 것이고, 사진으로 담아내면 사진작가, 또는 사진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야기가 많이 벗어났지만... 좋아하는 것, 그냥, 좋아하는 이유와 그냥 

 

'그냥'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좋아서 한번 더 필사~! 정말 모처럼 마음에 드는 시고, 나태주 시인님 시가 아니라 또 다른 느낌으로 반가운 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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