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 시 김종환 시인의 <날 부르려거든>입니다.


날 부르려거든

                                              김종환

날 부르려거든
"술이나 한 잔 하자"고 하지 말고
'참소주를 한 잔 사겠소"라고 말해 주오
좋은 술집, 비싼 술집이 아니라도 좋소
시장 안, 꼭 시장 안이 아니라도 좋소

돼지국밥집이나 순대국밥집이면 더욱 좋소
 
술을 사겠다니 부담이 없어 좋지만
주머니엔 술값을 넣어 가지고 나가겠소
마시다 보면 술값은 내가 낼 수도 있고
아니면 2차를 내가 내더라도
그게 술 마시는 기분 아니겠소
 
한 잔이라고 했지만
한 병씩은 마십시다 그려, 그리고
기분이 동하면 한 병 더 시킵시다


혹시,
술값을 내가 내어도 나무라지는 마오
술 사려다 대접받으니 그대가 좋을 것이고
대접받으려다가 내가 대접을 했으니
내 기분도 좋을 것이라오
 
날 부르려거든
그냥,
"참소주를 한 잔 사겠소"라고만 하소
어제 과음했어도 나가리라
내일 과음할 일이 있어도
오늘 저녁엔 나가리라.

 

 

 

 

 

오늘은 지난 주 저를 불러주고 찾아주셨던 분들이 생각나는 하루였습니다.

 

오늘 하루 왔다갔다 한 거라곤 편의점 한 번 (칵테일 재료 땜빵 구하러...) 옥상 3번... 그리고 방에만 있었는데도 참 많은 것들을 느낀 하루였습니다.

 

스무 살 때의 모토가 생각나는.... 나를 불러주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리라....

 

 

그때에는 만 원짜리 한 장이면 어디든 든든했었는데, ㅎㅎㅎㅎ 불러주셨던 분들 아쉬워해 주신 분들

 

불러주셨지만 아직 못 뵈었던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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