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 시 이병률 시인의 <눈물이 핑 도는 아주 조용한 박자>입니다.
눈물이 핑 도는 아주 조용한 박자
이병률
아침 일곱시 십사분을 가리키는 시계를 보는데, 라디오 진행자가 막 그 시간을 알려줄 때
강가에서의 내 기억과 당신이 기억하는 장면이 일치할 때
떠나고 싶은 날과 헤어지고 싶은 날이 같을 때
오 분 동안 한 사람의 전부를 안다는 게 가능해, 라고 내가 물었을 때
아침에 일어나면서 머리로 떠올린 단어 하나를 막 펼쳐든 신문에서 마주칠 때
담장의 꽃나무를 만져보려 손을 뻗는데 가로막으며 당신이 나타날 때
소나기 내리는 소리와 저 먼 곳에서 눈이 온다는 소식이 겹칠 때
영 세상에 자신이 없을 때와 그래도 연필로 선을 그어서라도 연결하고 싶을 때
원고지에 조용히 손가락을 베는 순간과 눈을 감고 있던 당신이 눈 뜨는 순간이 같을 때
당신을 보려는데 당신이 보이지 않을 때
뭔가 사소한 것에 의미부여하기를 좋아하고, 자주 하는 저에게는 참 공감이 많이 되는 시였습니다.
문득 시계를 보는 데 4시 5분이면 괜히 기분이 좋고 10시 4분이면 1004가 옆에 있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곤 했습니다. 이 시에서 행별로 공감이 정말 많이 되는 부분도, 아직은 공감이 되지는 않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마지막 행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깊이 공감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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