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 시 

 

[1일 1시] Day 253 < 길 by 류근>

 

 




                                    류근

여섯 살 눈 내린 아침
개울가에서 죽은 채 발견된 늙은 개 한 마리
얼음장 앞에 공손히 귀를 베고 누워
지상에 내리는 마지막 소리를 견뎠을
저문 눈빛의 멀고 고요한 허공
사나흘 꿈쩍도 않고
물 한 모금 축이지 않고 혼자 앓다가
단 한 번의 망설임도 없이 개울가로 걸어간
개 발자국의 선명한 궤적이
지금껏 내 기억의 눈밭에 길을 새긴다.


 

 

 

 

 

오늘의 시는 길...

 

오늘 시를 읽으면서 길에 대해서 그리고 제가 강아지를 개를 키우고 싶지 않아 진 이유에 대해서 생각을 잠시 해보았습니다.

 

길이라는 단어가 때로는 앞으로의 비전과 목표 방향성이 될 수도 있는 반면. '내가 지나온 길'과 같이 쓴다면 방향이 앞이 아닌 뒤로, 지나온 행적과 과거의 일련의 경험과 사건, 그리고 인생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시에서의 늙은 개 한마리와 같지는 않지만, 어느 날 갑자기 앓던 몸을 괜찮은 척 지내다가 갑작스럽게 집의 한 구석에서 누워 하늘로 간 저의 10년도 더 된 강아지 친구가 생각이 나는 새벽입니다.

 

 

 

 

 

 

 

 

 

이제는 해가 정말 일찍 뜹니다. 5시만 조금 넘어도 날이 밝습니다.

 

요즘 새벽이라고 힘든 시기가 가고 밝아오고 있다고 믿고 있었는데 어제저녁에도 생각하고 싶지 않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겨우 마음을 다잡고 지내볼 수 있었는데 여러 사람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며, 자신들의 이익에 맞게 말을 바꾸며 계속 자신들의 이익만을 주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한 사람들이 고객이나 갑의 경우가 된다면 고객을 상대하는 입장, 계약한 을의 입장에서는 난처합니다.

몇 차례 그런 경험을 겪기도 했고, 제 주변에서 온 반응은 두가지로 나뉘었습니다.

 

하나는 주변 사람들이 갑의 편에 서는 경우입니다.

저는 그 경우 제가 더 버틸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을의 입장에 같이 서주는 경우입니다.

그 경우에는 정말 버틸 수 있었고, 그 사람이, 위로가 저를 버틸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흔들릴 때, 그러한 사람들이 저를 오히려 더 잡아주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인생에서 정말 견디기 힘든 순간이 누구에게나 올 것입니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일 수도, 좋지 않은 사건에 휘말릴 수도, 그리고 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일에 부딪히게 될 수도 있습니다. 

"모든 일은 다 지나가고 지나고 보면 괜찮더라"라는 말을 그 당시에 듣거나 알고 있다 한들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 순간일 수 있습니다. 저는 그랬기 때문에 함부로 저런 말을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럴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순간 위로가 되었던게 사람, 주변 사람이었습니다.

기대가 크지 않아서인지 더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가깝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힘을 얻었습니다.

주변에 좋은 사람을 친한 사람을 두고,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게 털어놓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핑계 대는 것도 안되고, 다른 사람을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삼거나 부정적인 언어들만을 토해내어서도 안됩니다. 다만 지금 어려운 점과 해결 방안이던, 버틸 방법이던 필요한 것을 전혀 떠올릴 수 없을 때 같이 고민해주고 힘든 시간을 옆에서 한마디 위로 건, 커피나 술 한잔이건 좋습니다.

 

그런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 다 놓아야겠다는 생각 대신 적당한 힘으로 나를 잡고, 적당한 나머지 힘으로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구해보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힘든 순간이 오면, 스스로를 더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생깁니다. 저는 그랬고, 그건 단순히 제가 부족한 사람이라 그럴 수도, 아니면 그 어려운 순간이 부정적인 생각들로 가득 채운다고도 생각합니다. 그런 순간이 오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래도 온다면 너무 혼자 다 감당하고 해결하려고 하지는 마세요. 가끔은 혼자 힘으로, 사람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들도 벌어지니까요.

 

그럴 때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기대고, 나도 누군가가 어께를 필요로 할 때 적당한 거리에서 적당한 시간 그런 사람들에게 어깨를 빌려줄 수 있는 사람, 손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릴 적 나쁜일을 겪으면 꼭 갚아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좋은일을 겪으면 꼭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순간 그래도 조금은 나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그것은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조금씩 많아지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 좋은 사람들과 나를 이용하는 사람 쉽게 쓰는 사람을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게 되면서 좋은 사람들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조금은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고 믿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