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 시
[1일1시] Day 269 < 꽃잎에 얼굴을 묻으며 by 향돌>
꽃잎에 얼굴을 묻으며
향돌
꽃잎이 돋아나고 멈췄다
시들기를 대신하여
네가 떨어졌다
마치 여름날 소낙비의 초입처럼
비도 공중에서 멈춘 날을
며칠이고 살았다
네가 좋아서
이유는 궁금하지도 않았어
문
득
해가 움직이는 소리를 들었고
너는 내 눈을 마주했지
나는 말이 없고 너에게 물었다
너는 떠나고 나는 끄덕였으며
멈추었던 것들은 가 버렸다
꽃잎이 너를 대신하여 떨어진다
너는 아마 시간을 조종한 거지
내 시간의 틈을 파고들어
일생을 같이하고 떠난 거지
끝까지 걷고 나만 돌려보낸 거지
네가 좋아서
제시간의 구석과 간격에 있을
너를 보며 울으라고
평생을 보고파 울으라고
환상에 있는 사람아
기억을 심은 사람아
백 년을 사는 꽃 아래서라면
모른 척 나 좀 찾아와 줄래
나 좀 찾아와 줄래...??
'개발 외의 이야기 > 시 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1일1시] Day 271 < 당신이 아니더면 by 한용운> (0) | 2020.06.16 |
---|---|
[1일1시] Day 270 < 장마 by 신준목> (0) | 2020.06.15 |
[1일1시] Day 268 < 태초의 아침 by 윤동주> (0) | 2020.06.13 |
[1일1시] Day 267 < 세상에 나와 나는 by 나태주> (0) | 2020.06.12 |
[1일1시] Day 266 < 6월의 달력 by 목필균> (0) | 2020.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