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 시 

 

[1일1시] Day 269 < 꽃잎에 얼굴을 묻으며 by 향돌>

 


꽃잎에 얼굴을 묻으며 

                                                               향돌


꽃잎이 돋아나고 멈췄다
시들기를 대신하여
네가 떨어졌다
마치 여름날 소낙비의 초입처럼
 
비도 공중에서 멈춘 날을
며칠이고 살았다
네가 좋아서
이유는 궁금하지도 않았어
 


해가 움직이는 소리를 들었고
너는 내 눈을 마주했지
 
나는 말이 없고 너에게 물었다
너는 떠나고 나는 끄덕였으며 
멈추었던 것들은 가 버렸다
꽃잎이 너를 대신하여 떨어진다
 
너는 아마 시간을 조종한 거지
내 시간의 틈을 파고들어
일생을 같이하고 떠난 거지
끝까지 걷고 나만 돌려보낸 거지
 
네가 좋아서
제시간의 구석과 간격에 있을
너를 보며 울으라고
평생을 보고파 울으라고
 
환상에 있는 사람아
기억을 심은 사람아
백 년을 사는 꽃 아래서라면
모른 척 나 좀 찾아와 줄래

 

 

 

 

 

 

 

 

 

나 좀 찾아와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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