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 시 김소월 시인의 <설움의 덩이>입니다.


설움의 덩이

         김소월

꿇어앉아 올리는 향로의 향불.
내 가슴에 조그만 설움의 덩이.
초닷새 달 그늘에 빗물이 운다.
내 가슴에 조그만 설움의 덩이.


 

 

 

 

 

설움....이라는 감정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다고 말을 하는 편이지만 이 설움이라는 감정은 느끼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는 좋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설움, 시련, 우울, 고통 꽤나 부정적으로 보이는 이러한 것들을 피해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피해 가기 어려운 상황들이 시련과 고통이 찾아와 우울하게 되거나 설움의 감정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정말 설움이라는 감정은 어쩌면 슬픔보다 더 큰 감정이라고 찾아보니 뭔가 와 닿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서럽다는 느낌이 들었던 때를 생각해 보면, 잘못한 것이 없는데 주변의 모든 일들이 잘 못 되어간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되지 않으며,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거나,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문제들 사이에 지속적으로 힘든 시간들을 보내게 될 때... 그런 때가 있습니다.

 

그런 때마다 고민을 했습니다. 

힘들어만 하고 포기하고 계속 그런 설움이 나에게 올 때 참기만 하고 눈을 돌리며 외면할 것인가... 그렇지 않고 그러한 상황을 어떻게는 바꿔보려고 할 것인가....

 

해결할 수 없다거나, 주변 사람을 바꿀 수 없고 그러한 일들에서 바꿀 수 있는 것은 '나'였습니다. 저는 그다지 잘난 사람도 아니고, 대범한 사람도 아니었지만 저를 믿고 저를 포기하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과거의 저의 모습을 돌아보다 보니 '그랬구나' 싶었습니다. 

 

정말로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말이 정말 무책임하게 느껴지며, 그 말을 비꼬는 것 같은 말인 즐길 수 없으면 피하라는 말이 훨씬 와 닿았습니다. 매번 도망만 다니며 살 수도 없고 살아서도 안됩니다. 내 주변에 쓰레기가 너무 많은 쓰레기장에 있다면 쓰레기를 치워도 치워도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들겠죠. 그 장소가 바로 쓰레기장이니까요. 쓰레기장은 쓰레기를 치울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쓰레기가 싫으면 떠나야 한다는 것을 살면서 느꼈습니다. 

 

회사에서 말도 안 되는 상사/사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더 이상 같이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떠났습니다. 쉽게 결정하는 것 아니냐는 말, 너무 생각 없이, 참을성 없이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말도 들어 보았습니다.

 

여러 회사에서 돈으로 하는 장난도 겪어보았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한두 번 겪어본 것도 아니었으며, 사장들은 자신의 권위, 말도 안 되는 말, 어설픈 핑계와 회피로... 그런 사람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면서 여러 생각들을 하고 등을 돌렸습니다. 그런 좋지 못한 환경에 저를 계속 방치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참을성이 없다고 볼 것, 경력 관리도 못한 사람이라고 보는 것 그런 모든 저를 제가 기대하지 않는 방향으로 바라볼 시선들을 생각해 보고 그 시선을 받을 각오를 하며 제 마음이 불편한 것에 더 신경을 썼습니다. 사람 때문에 힘든 일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겠죠...

 

스스로 저는 저를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엉뚱하고 잡생각도 많은 사람이었고, 지극히 평범하기도 하고 뭔가 독특한 저만의 세계가 있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그냥 때로는 정말 소중한 그 누구보다 자기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을 잘 알았으면 합니다.

 

가슴에 설움을 계속 품고 있는 것이 너무 힘든 날에, 달 그늘에 빗물이 우는 것 같은 날에는 너무 슬퍼하지 말고 설움이 더 커지지 않도록 스스로의 마음에 한번 귀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장은 앞으로 안 봐도 되는 사람이지만, 나는 나와 죽는 그 날까지 함께 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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