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 시 이보라님의 <속도>입니다.


속도

                                   이보라

조금 더 느리다고
조금 더 빠르다고
보폭을 넓히거나
보폭을 좁힐 필요는 없어

다른 누군가의 속도를
따라가지 말고

너의 속도에 
귀 기울여 봐

중요한 건
어떻게 가느냐가 아닌
언제 가느냐도 아닌
어디로 가고 있는 거니까


 

 

 

 

 

어제 뭔가 글을 읽다가 좋은 글귀가 있어 적어 두었습니다. 

 

요즘 인생의 방향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고민이고, 어쩌면 너무 늦은 고민일지도 모르고, 이 방향이 맞는지 모르고 가야 하는지, 맞지 않은 방향이 아닐지도 모르니 옳지 않은 방향으로는 가지 않는 것이 나은지... 이런 고민들도 해 보게 됩니다.

 

벌써 10년도 더 전에, 물리라는 과목을 고등학교 때 배우던 중, 속도와 속력, 변위와 이동 거리등의 개념에 대해 배우면서 재미있는(?) 생각들을 했습니다. 분명 공식으로 정말 명확한 것인데, 왕복운동을 하여 출근 후 퇴근을 하여 같은 자리로 돌아오면 변위(위치의 변화량)가 0이기 때문에 속도가 0이고, 이동거리는 편도 15km라고 예를 들고 1시간이 걸린다면 30km / 2hr로 시속 15km가 됩니다. 하지만 뭔가 이 문제를 보고 계산은 너무 쉬운데 생각을... 잡생각을 더하니 어려웠습니다.

 

변위가 0이면 속도로써의 의미가 없는 것이지만 '인생은 그럼 속도로 계산을 하는 걸까 속력으로 계산을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무슨 일을 또는 목표를 정하고 그 방향으로 가다가 다시 돌아온다고 해서 의미가 없는 일도 아닌 것 같고 거기서도 경험을 분명한다는 생각도 들면서, 만약 그 방향이, 그 길이 나쁜 길이라면 다시 돌아오는 것이 의미는 있지만 뭔가 나의 상태로 봤을 때 정말 -값의 상태를 계속 갖다가 다시 +방향으로 돌아오면서 제자리로 오면 그제야 0이 되는 정말 속도와 같은 것 같기도 했습니다.

 

이 방향이 맞는지 틀린지는 누가 봐도 보인다 하는 것도 있고, 정말 가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살아 보았지만 그 누구도 살아보지 않은 인생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방향도, 꿈도, 목표도 있겠지요. 그래서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단 생각은 계속하면서도 방향을 정하지 못해 갈팡질팡해서 실제로 변위는 적은데 이동거리만 많아지는 비효율적인 일을 할까 망설이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한 저의 모습인 것 같다는 생각도 한때는 했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생각을 조금은 바꾸어, 많이 움직여 보고 있습니다. 비록 돌고 돌아 제자리일지라도, 운동을 했다면... 체력이 늘어 더 빨리 더 오래 더 멀리 갈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 물리에서 방향에 관련해서 철학적으로 생각을 해 보게 된 개념이 벡터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미지에서의 벡터와는 조금 다르지만 벡터란, 크기와 방향성을 갖는 물리량입니다. 이러한 물리량은 위치, 속도, 힘 등이 있습니다.

 

벡터는 정의부터 방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향성 때문에 재미있는 일이 생깁니다.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이치지만 5N의 힘 2개로 어떤 물체를 민다고 했을 때 가장 좋은 성과를 내려면 2개의 힘이 같은 방향으로 작용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전혀 반대방향으로 작용을 한다면 서로 상쇄되어 힘이 작용하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굉장히 큰 힘으로 서로 방향이 크게 다르다면, 평행 사변형 꼴로 그렸을 때의 그 짧은 대각선 정도의 벡터 값으로 작용을 하게 됩니다. 딱딱한 과학에 이어 그 부분을 더 딱딱할지 모르는 철학적인 문제로 풀어보면, 뭔가 노력을 여러 가지로 기울여도 그 방향이 다르다면 실제로 작용을 하지 않거나 거의 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시의 표지 이미지에도 살짝 생각이 나서 그려보았지만, 그런 생각을 조금은 해 봤습니다.

 

저는 이성적인 사람이고 감성적인 사람입니다. 이 두 가지가 서로 굉장히 상반되지만 때론 이성적이고 때론 감성적이지요. 그리고 그 두 가지 모두 큰 폭으로 작용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어느 정도 수치와 방향으로 가정하여 나타내 보면 그 두 가지는 거의 저를 서로 반대 방향에서 잡아당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이성적인 사람인지, 감성적인 사람인지 헷갈려하며 그 중간에 있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한쪽의 성향이 월등히 크다면 저의 성향은 그 뱡향으로 쏠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두 사람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노력을 기울일 때에도 서로 마음을 맞추어, 같은 방향으로 힘을 주어야 더 적은 힘으로도 더 많은 일을 해 낼 수 있는 등의 정말 계산적인 건지 철학적인 건지 헷갈리는 이런 생각들도 오랜만에 해 보았습니다.

 

아직도 방향을 정해 가는 중이라 속도에 집중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방향을 정했을 때 전력으로 달릴 준비는 해 가야 할 때라는 생각은 드는 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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