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 시 이생진 시인의 <벌레먹은 나뭇잎>입니다.
벌레먹은 나뭇잎
이생진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나뭇잎은 벌레가 먹어서 예쁜 걸까?
상처가 많을수록 벌레에게 자신을 많이 내어준...
그 구멍으로 보는 하늘이 예쁘다는 것....
별처럼 아름답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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