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 시 안도현 시인의 <구월이 오면>입니다. 

 
구월이 오면

                                                          안도현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 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을을 향해
가는 것을
 
그대
구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주는 것을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가는 것을
 
그대
사랑이란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구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도
모르는 남에게 남겨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따뜻한 피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세상을 적셔야 하는 것을

 

 

 

 

안도현 시인의 구월이 오면이라는 시를 오늘 써 보았습니다.

 

사랑이란, 둘만의 사랑이 아니라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더불어 사는 그것의 중요성을 뭔가 강조하는? 그런 느낌이 드는 시였습니다.

 

어느덧 올해 구월이 왔고, 9월에는 큰 계획을 급하게 잡았던 것이 있고, 많은 것을 정리하며, 함께하던 사람들을 떠나 오기도 했고, 새로운 함께하는 사람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나 스스로가 이 시를 보면서 세상을 적실 수 있는 사람인가도 한번은 생각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 큰 꿈을 꾸고있지만 그에 합당한 노력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기에... 조금 욕심은 줄이되 꿈을 줄이지는 않을 예정입니다. 목표를 정하고 그 방향으로 가면 정확하게 그 꿈을 이루지 못한다고 하더라고 그 근처에라도 다다를 수 있다는 말이 참 좋았습니다. 그 말을 생각하며, 오늘은 그런 마음을 다시 한 번 다잡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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