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 시 정은영 시인의 <침엽수림>입니다.
침엽수림
정은영
붉은 달을 베어먹고
돌아누워 있자니
서러운 짐승이다
그제 죽은 오소리가 운다
쪼삣대던 새들이 떠나고
향나무 껍질의 갈라진 틈으로
무너진 시간의 잇몸이 드러나 있다
물고기 한 마리
숲으로 뛰어든다
숨죽인 삭망(朔望)
이생이 무심히 기울어져도
자갈은 흙이 된다
이내 물기는 걷힌다
선회하던 매 한 마리
비껴가는 바람을 포기하지 않는다
뭔가 어려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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