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 시 정은영 시인의 <침엽수림>입니다.


침엽수림

                                                               정은영

​붉은 달을 베어먹고
돌아누워 있자니
서러운 짐승이다

그제 죽은 오소리가 운다
쪼삣대던 새들이 떠나고
향나무 껍질의 갈라진 틈으로
무너진 시간의 잇몸이 드러나 있다

물고기 한 마리
숲으로 뛰어든다

숨죽인 삭망(朔望)

이생이 무심히 기울어져도
자갈은 흙이 된다
이내 물기는 걷힌다

선회하던 매 한 마리
비껴가는 바람을 포기하지 않는다

 

 

 

 

뭔가 어려운 시...

 

 

 

 

 

 

 

오늘의 주제 시 윤동주 시인의 <길>입니다.




                                        윤동주

잃어 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까지
저녁에서 아침까지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있는 까닭이요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지금 그동안 나름의 길에서 많이 벗어난... 그렇지만 제가 가치관이 변하고, 많은 것을 느끼고 그러면서 저의 중요한 가치를 바탕으로 지금은 조금 다른 길에 서 있습니다. 잃은 것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소중한 것을 잃지 않기 위한 길... 이 길이 맞는지는 이 길의 끝에 가 보아야 알겠지요.

 

하지만 여행은, 여정은 목적지에 도착해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출발부터 도착 후 다시 돌아오는 과정에서 느끼고 배우는 모든 것을 포함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제가 선택한 길도 많이 위험 해 보일 수 있지만, 걷는 저에게는 가장 따듯하고 행복한 길임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다시는 길을 잃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의 주제 시 김수열 시인의 <지삿개에서>입니다.


지삿개에서    

                      김수열

그립다,는 말도 
때로는 사치일 때가 있다 
노을 구름이 산방산 머리 위에 머물고 
가파른 바다 
어화(漁火) 점점이 피어나고 
바람 머금은 소나무 
긴 한숨 토해내는 순간 
바다 끝이 하늘이고 
하늘 끝이 바다가 되는 지삿개에 서면 
그립다, 라는 말도 
그야말로 사치일 때가 있다 
 
가냘픈 털뿌리로 
검은 주검처럼 숭숭 구멍 뚫린 
바윗돌 거머쥐고 
휜 허리로 납작 버티고 선 
갯쑥부쟁이 한 무더기!

 

 

 

 

하늘과 바다 끝이 다 보이는 지삿개, 오늘은 왠지 그 끝에 서서 시원한 바람맞으며 지금 있는 이 고민을 털어내어 버리고 싶습니다.

 

 

오늘의 주제 시 이재영 시인의 <들꽃의 기쁨>입니다.


들꽃의 기쁨 

                               이재영

소란거리는 꽃씨들은
나지막한 침묵에 질식했다

어딘지 모를 곳으로
불시착한 당신

발목마저 잠긴 채
가까스로 되뇌인다

세상은 수평의 세계에서
0의 균형을 반기지 않는다

일렁이는 바람결에 꽃잎을
따다 글자를 수 놓는다

건들지 마세요라고 쓰며
다시 만져주세요라고 읽는다

이름은 존재하지 않지만
아스라이 피어 오르는
그리움을 읽어내야 한다

허공에 떠다니는 홀씨들이 모여
거리의 기쁨이 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사그라드는 빛이 소멸되는 그때까지
자신의 귀퉁이마저 아름답게 오려낸다

나지막하게 웅성대는 울부짖음을 
기억해야 한다.

희미해지는 어둠이 밝아지는 그때까지
서서히 낮아지는 사라짐에 익숙해져야 한다

어느덧 산마루에 도착한 작고 볼품없는
들꽃의 기다림은 이미 알고 있었다

눈을 찡긋이 뜬 그들의 흥얼거림이
가슴에 와 닿았다는 것을

 

 

 

 

 

들꽃의 기쁨...

 

건들지 마세요라고 쓰며, 다시 만져주세요 라고 읽는다.... 가끔 마음에 없는 말을 하는 모습.... 아니, 마음에 있는데도 없는 것 처럼 반대로 말하는 모습을 보니 참 마음이 안타깝기도 하고 공감도 되는.... 

 

 

 

오늘의 주제 시 유미성 시인의 <왜 하필 당신은>입니다.

 

 

 


왜 하필 당신은 

                                                    유미성

보내고 쉽게 잊혀지는
사람이면 좋았을텐데
 
왜 하필 당신은
보내고 더욱 그리워지는 사람일까요
 
보내고 죽도록 미워지는
사람이면 좋았을텐데
 
왜 하필 당신은
보내고 사랑하게 되는 사람일까요
 
보내고 아무 미련 남지 않는
사람이면 좋았을텐데
 
왜 하필 당신은
보내고 더욱 눈물나게 하는 사람인가요
 

 

 

 

 

보내고 미련남을 사람이라면 보내면 안 되겠지요...

 

그래서...

오늘은 슬로바키아 온 후로 약 3주가 더 지나고, 그동안 갔던 카페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입구 쪽의 모습입니다.

 

내부가 지금 보이는 벽 쪽으로 쭉 길게 이어진 카페 겸 바, 

 

점심까진 브런치 메뉴로 음식을 위한 메뉴가 따로 있기도 하며, 저녁에는 음식을 판매하진 않습니다.

 

 

 

조명 디자인이 예쁜데요!

 

좌석이 엄청 높이 잡혀있는 창가를 등진 자리입니다.

 

 

바 및 카운터는 저렇게 되어있습니다.

 

 

 

커피 메뉴만 살짝!

한국과 비교하면 역시 저렴하긴 한 느낌.

 

 

 

다른 음료 메뉴도 있습니다.

 

 

 

첫 주문 Affogato~

우선 신기하면서도 특이한 것은 한국의 바닐라 아이스크림보다 많이 노랗습니다.

 

왜 그런지는 알 길이 없지만요...

 

 

 

 

두 번째 주문은 오렌지 주스!

뭔가 이걸 시킬 거냐고 되묻는 느낌에 나는 차가운 생과일주스인지 물었는데 뭔가 냉장고에서 주스를 꺼내 주셨던....ㅠ

 

그래도 맛은 있었단,ㄴ...... 하지만 마트 가면 1리터도 이것보단 싼 쿨럭....ㅠㅠ

 

 

외국에 오니 즐거운 것도, 어려운 것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즐거운 일은 누리면서 어려운 일은 피해 가고 털어내 가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려 노력 중입니다.

 

틈틈이 포스팅도 잘해서 이제 밀리지 않도록!!

오늘의 주제 시 조지훈 시인의 <사모>입니다. 

 
사모 

                                   조지훈

그대와 마주앉으면
기인 밤도 짧고나

희미한 등불 아래
턱을 고이고

단둘이서 나누는
말없는 얘기

나의 안에서
다시 나를 안아주는

거룩한 광망(光芒)
그대 모습은

운명(運命)보담 아름답고
크고 밝아라

물들은 나뭇잎새
달빛에 젖어

비인 뜰에 귀또리와
함께 자는데

푸른 창가에
귀기울이고

생각하는 사람 있어
밤은 차고나.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단 둘이서 이야기 나누고 싶은...

오늘의 주제 시 박지용 시인의 <어느 날의 산택>입니다. 

 
어느 날의 산책 

                                                                        박지용

숲 앞에서 누군가는 길을 잃었고
누군가는 강을 느꼈다
저 너머에 아무래도 강이 있는 것 같다는 말은
나무 앞에서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았지만
모두는 어찌할 수 없이 그 말을 믿었다
텅 빈 것들은 텅 빈 채로 걸었다
왜 강이 있냐고 느꼈는지 묻지 않았지만
그게 아마도 텅 빈 어떤 느낌이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강은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텅 빈 어떤 느낌은 모두를 채울 만큼 충분한 것이었다
강에는 공작새 한 마리가 깃을 펴지 않고 있었다
공작새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우리는
공작새가 날기를 바랐지만
공작새는 날지 않았다
아쉽지는 않았다
우리는 이제 텅 비어있지 않으니까

노래를 부르다
노래가 된 우리는
문득 과거를 떠올렸다
숲을 떠올렸다
 
텅 빈 것이 가끔은 그리워지기도 했다




 

 

 

 

어느 날의 산책...

 

참... 뭔가 쓸쓸한 느낌의 시였습니다.

 

텅 빈 것이 그리워질 정도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오늘의 주제 시 오은 시인의 <58년 개띠>입니다. 

 
58년 개띠

                               오은

앞만 보며 달려왔어요 
뒤를 볼 겨를이 없었어요 
누가 쫓아오고 있는 것처럼 
그림자를 볼 여유가 없었어요 

뒷바라지하느라 이렇게 늙었어요 
앞에 뭐가 있는지 알 수 없었어요 
누가 달아나고 있는 것처럼 

몰아세우니 밀어붙이는 수밖에 없었어요 

위를 떠받들며 살아왔어요 
아래를 보살피며 살아왔어요 
위아래가 있는 삶이었어요 
옆에 누가 있는지 
어떤 풍경이 흘러가고 있는지 
이 거대한 풍경에서 나는 어떤 표정을 담당하고 있는지 

하나도 궁금하지 않았어요 

실은 무서웠어요
일그러져서 다시 펴지지 않을까 봐
희미해져서 다시 생생해지지 못할까 봐

무서워서 눈을 감아버렸어요
온몸이 거대한 속표정으로 변했어요

눈뜨면 여기였어요
여지없이 여기였어요

오늘은 오늘의 밥이 절실했어요
내일은 내일의 옷이 요긴했어요

십년 뒤 오늘에는 집을 가질 수 있을까요

앞을 보면 
개떼처럼 몰려가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뒤에 있어서 

어디로 가는 길인지 모를 때가 많았어요

늘 위아래가 있었는데
꾹 다문 입술에서는
아무 말도 새어 나오지 않았어요

더 이상 갈 데가 없어서 멈췄어요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속마음을 들키기라도 한 듯
그림자가 꿈틀거렸어요

뒤를 돌아다보니 거울이 있었어요 
내가 있었어요 
잊고 있었던 얼굴에는 물굽이가 가득했어요 

어디로 흘러도 이상할 게 없는 표정이

  


 

 

 

왠지 모르게 부모님께서 저 세대는 아니시지만 우리 부모님 세대, 그냥 부모라는 사람들의 희생이 왠지 모르게 시에 처절하게끔 묻어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슴이 아리고,,,, 왠지 모르게 불편한... 그 이유는 그 사람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아서 더 불편한 그런 느낌의 시였습니다.

 

 

오늘의 주제 시 김인육 시인의 <사랑의 물리학>입니다. 

 

 

 

 

 


사랑의 물리학

                                                           김인육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TVN 드라마 도깨비!에 나왔던 그 시!

저의 기억에는 두 번 정도 나왔던 기억이 나는데, 흠....

 

생각이 많아지는, 드라마에서의 모습이 생각나는, 그런 시입니다.

 

캐나다라는 나라를 언젠가 한 번 다시 갈 것 같고, 다시 가고싶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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